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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빠입니다. 며칠전 2024년 12월 30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는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안타까운 비극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나 사고의 파장이 커지며, 활주로 끝부분에 위치한 로컬라이저(Localizer)의 설계와 설치 방식이 사고의 피해를 더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둔덕 구조가 안전 규정에 적합한지, 또는 다른 재질로 설치되었어야 하는지가 논란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로컬라이저의 뜻과 기능, 콘크리트 둔덕 설치 이유와 논란, 그리고 국토부의 입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로컬라이저(Localizer)의 뜻과 기능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착륙 시 활주로의 정확한 중심선을 따라 정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지상 항행 안전시설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이·착륙 과정에서 항공기의 방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특히 악천후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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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CAT-II/III 관제 및 운영절차(제2021-828호)에서는 로컬라이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항법에 기초를 제공하는 지상 항행 안전시설의 구성 장비 중 진로를 제공하는 방위각제공시설(Localizer)."
쉽게 말해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에 착륙하는 항공기가 중심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방향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안전한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끝부분에 위치하며, 항공기와 지상 관제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합니다.
로컬라이저와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가 항공기의 방향을 정렬하는 중요한 시설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논란이 된 것은 로컬라이저의 구조적 설계, 특히 콘크리트 둔덕 형태로 설치된 이유입니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부에 위치하고 있어, 관련 안전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근거로, 콘크리트 둔덕 형태로 설치한 것이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단순히 규정 준수 여부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과 ‘공항안전 운영기준’에 따르면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역으로 정의됩니다.
- 공항안전 운영기준 제42조에 따르면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에는 "항공기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돌출부가 없어야 하며, 허가된 물체는 지반보다 7.5cm 이상 높지 않아야 하고, 쉽게 부러질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 그러나 콘크리트 둔덕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며, 항공기가 충돌 시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단단한 구조물로 지적됩니다.
따라서, 콘크리트 둔덕으로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것이 안전 규정을 우회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이 로컬라이저까지 연장되어야 한다는 규정(제21조 제4항)을 적용하면, 해당 구역 내에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은 설계적 결함으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국토부의 입장
국토부는 처음에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부에 위치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며, 국내외 규정을 재검토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를 넘어, 항공기 안전을 위한 설계 기준과 현장의 실행 간 격차를 드러냈습니다.
- 첫째, 규정이 모든 예외 상황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비상 상황에서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설계는 근본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 둘째, 설령 로컬라이저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부에 위치했다 하더라도,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쉽게 부서지는 재질을 사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 셋째, 국토부의 초기 입장이 사고 피해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는 향후 안전 규정과 공항 설계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이번 사고는 항공 안전 규정과 설계 기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사건입니다. 로컬라이저와 같은 항공 안전 시설은 단순한 장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설계되고 설치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국토부와 관련 기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규정상의 허점을 보완하고,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비통함 속에 계신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조의를 표하며, 이번 사건이 더 안전한 항공 운항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